제6장 다윗왕위의 예언
1. 구약에 나타난 다윗 왕위의 예언
다윗 왕위의 예언은 그리스도를 증거 하는 하나님의 말씀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그런데 이 예언의 말씀이 단순히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 같은 선지자들로 비롯된 것인 줄 아는 분들이 많다. 그렇지 않다. 사실은 하나님께서 친히 다윗에게 말씀하신 약속에서 비롯되었다.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아래와 같이 친히 약속하셨다.
[삼하7:12-13] 네 수한이 차서 네 조상들과 함께 잘 때에 내가 네 몸에서 날 자식을 네 뒤에 세워 그 나라를 견고케 하리라. 저는 내 이름을 위하여 집을 건축할 것이요 나는 그 나라 위를 영원히 견고케 하리라.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주신 다윗왕위의 예언은 훗날 이스라엘 나라가 위태로울 때마다 백성들에게 큰 희망이 되었다. 구약의 선지자들은 백성들에게 다윗왕위의 예언을 반복적으로 상기시키곤 하였다.
[사9:7] 그 정사와 평강의 더함이 무궁하며 또 다윗의 위에 앉아서 그 나라를 굳게 세우고 자금 이후 영원토록 공평과 정의로 그것을 보존하실 것이라.
[렘30:9] 너희는 너희 하나님 나 여호와를 섬기며 내가 너희를 위하여 일으킬 너희 왕 다윗을 섬기리라.
[렘23:5] 내가 다윗에게 한 의로운 가지를 일으킬 것이라 그가 왕이 되어 지혜롭게 행사하며 세상에서 공평과 정의를 행할 것이며
[겔34:23] 내가 한 목자를 그들의 위에 세워 먹이게 하리니 그는 내 종 다윗이라 그가 그들을 먹이고 그들의 목자가 될찌라.
[겔37:25] 내가 내 종 야곱에게 준 땅 곧 그 열조가 거하던 땅에 그들이 거하되 그들과 그 자자 손손이 영원히 거기 거할 것이요 내 종 다윗이 영원히 그 왕이 되리라.
[호3:5] 그 후에 저희가 돌아와서 그 하나님 여호와와 그 왕 다윗을 구하고 말일에는 경외하므로 여호와께로 와 그 은총으로 나아가리라.
[암9:11] 그 날에 내가 다윗의 무너진 천막을 일으키고 그 틈을 막으며 그 퇴락한 것을 일으켜서 옛적과 같이 세우고
그렇다면 우리는 다윗이 받은 하나님의 약속이 언제 누구에 의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알 필요가 있다. 문자적으로 또는 육신적으로는 솔로몬에 의해 부분적으로 예언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후대 이스라엘 왕들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왕상2:12] 솔로몬이 그 아비 다윗의 위에 앉으니 그 나라가 심히 견고하니라
[왕상8:20] 이제 여호와께서 말씀하신대로 이루시도다 내가 여호와의 허락하신대로 내 부친 다윗을 대신하여 일어나서 이스라엘 위에 앉고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위하여 전을 건축하고
그러나 하나님의 약속이 솔로몬의 지상 왕권으로 성취되었다고 단순하게 결론지을 수 없다. 왜냐하면 솔로몬의 왕권은 영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솔로몬 이후 나라가 분단되었고 다윗의 계보를 이은 유대나라 왕들의 왕권도 영원하지는 못했다.
2. 다윗왕위의 예언은 지상에서 이루어질 예언인가
다윗왕위의 예언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메시아사상의 기원이 되었다. 이스라엘 민족이 나라를 잃고 유리방황하며 고난을 겪을 때마다 백성들은 다윗의 후손 중에서 나타날 메시아를 열망하였다. 육적 유대인들은 다윗왕위의 예언을 이루실 메시아가 나타나면 이스라엘 나라를 회복하여 견고케 한 후에 그 왕권이 영원할 것이라고 믿었다.
이스라엘 민족이 다윗왕위의 예언을 어떻게 해석하여 믿었는가는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다. 왜냐하면 육적 이스라엘 백성들의 기대처럼 다윗왕위의 예언이 지상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다. 여러 선지자들이 전한 다윗왕위의 예언을 자세히 검토하면 육적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졌던 메시아사상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성경은 다윗왕위에 대하여 하나님이 주신 왕위(The throne of the Lord)라고 기록하였다.
[대상29:23] 솔로몬이 여호와께서 주신 위에 앉아 부친 다윗을 이어 왕이 되어 형통하니 온 이스라엘이 그 명령을 순종하며
[1Chr. 29:23] So Solomon sat on the throne of the LORD as king in place of his father David. He prospered and all Israel obeyed him.
위 구절에서 다윗의 왕위를 여호와의 왕위라고 표현하였다. 다윗이 누린 왕권은 다윗이라는 한 인간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왕권이라는 말씀이다. 따라서 다윗왕위의 예언이 지상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만 해석해야할 성경적인 근거는 없다.
둘째, 다윗에게 영원한 왕위를 약속하셨던 하나님께서 여호야긴 이후 이 땅에서는 다윗왕위에 앉을 자가 없을 것이라고 친히 말씀하셨다.
[렘22:30] 나 여호와가 이같이 말하노라 너희는 이 사람(여호야긴=여고니야)이 무자하겠고 그 평생에 형통치 못할 자라 기록하라 이는 그 자손 중 형통하여 다윗의 위에 앉아 유다를 다스릴 사람이 다시는 없을 것임이니라.
스룹바벨은 여호야긴의 손자였고 예수의 조상이기도 하다. 스룹바벨이 예루살렘에 귀환하여 성전을 중건한 역사를 두고 여호야긴 후에도 왕권이 회복된 적이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스룹바벨은 왕이 아니라 행정관으로서 총독의 역할을 했을 뿐이다.
여호야긴왕이 바벨론에 포로로 잡힌 후 예루살렘이 멸망하였고 유대나라의 왕권은 무너졌으며 그후 다윗의 육적인 후손으로 이어지는 왕권이 회복된 적은 없었다. 예레미야 선지자에게 하신 말씀처럼 지상왕국에서 다윗의 왕권은 회복되지 못했다.
셋째, 모든 선지자들은 다윗왕위가 영원할 것이라고 하였다. 지상의 나라는 흥망성쇠를 겪는 법이기에 영원해야 할 다윗왕위의 예언이 지상에서 이루어질 수는 없는 법이다.
[사9:6-7] 이는 한 아기가 우리에게 났고 한 아들을 우리에게 주신바 되었는데 그 어깨에는 정사를 메었고 그 이름은 기묘자라, 모사라, 전능하신 하나님이라, 영존하시는 아버지라, 평강의 왕이라 할 것임이라. 그 정사와 평강의 더함이 무궁하며 또 다윗의 위에 앉아서 그 나라를 굳게 세우고 자금 이후 영원토록 공평과 정의로 그것을 보존하실 것이라.
[겔37:24-25] 내 종 다윗이 그들의 왕이 되리니 그들에게 다 한 목자가 있을 것이라 그들이 내 규례를 준행하고 내 율례를 지켜 행하며 내가 내 종 야곱에게 준 땅 곧 그 열조가 거하던 땅에 그들이 거하되 그들과 그 자자손손이 영원히 거기 거할 것이요 내 종 다윗이 영원히 그 왕이 되리라
3. 다윗왕위 예언에 대한 사도들의 새로운 깨달음
앞에서 육적 유대인들이 가졌던 메시아사상에 대해 이야기했다. 예수께서 복음을 전했던 신약시대에 와서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로마의 압제로부터 나라를 구할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메시아가 나타난다면 다윗의 후손 중에서 태어나야 한다는 점도 잘 알고 있었다.
예수께서 기적을 베풀고 새로운 복음을 전했을 때 많은 백성들이 환호하며 그를 따랐다. 예수께서 유월절을 맞이하여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자 수많은 무리가 그를 따르며 거리에서 외쳤다.“다윗의 자손이여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가장 높은 곳에서 호산나”(마21:9)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이 얼마나 메시아를 기다렸는지 엿볼 수 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다윗왕위의 예언이 메시아사상의 기원이 되었음을 알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메시아라고 기대했던 예수께서 힘없이 잡히시고 무력하게 십자가에 처형당했다. 메시아의 도래를 기대하며 예수의 예루살렘 입성을 환호했던 백성들이었다. 그들의 좌절감이 얼마나 컸을 지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제자들도 다를 바 없었을 것이다. 예수의 갑작스런 죽음에 제자들도 혼란스러웠고 어찌 할 바를 알지 못했다.
그러나 예수의 부활사건은 사도들이 가졌던 기존의 메시아사상에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 일으켰다. 예수께서 무력하게 십자가에서 처형되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좌절했던 사람들 속에서 사도들만큼은 새로운 깨달음에 이르렀던 것이다.
가장 극적인 반전은 오순절 성령을 받은 예루살렘 교회에서 일어났다. 사도 베드로가 오순절에 예루살렘 거민들에게 외친 설교내용은 다윗왕위 예언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고스란히 간직하여 보여주고 있다. 예수의 부활이 다윗왕위의 예언을 성취하는 중요한 사건이었음을 깨달은 것이다.
[행2:29-32] 형제들아 내가 조상 다윗에 대하여 담대히 말할 수 있노니 다윗이 죽어 장사되어 그 묘가 오늘까지 우리 중에 있도다. 그는 선지자라 하나님이 이미 맹세하사 그 자손 중에서 한 사람을 그 위에 앉게 하리라 하심을 알고 미리 보는 고로 그리스도의 부활하심을 말하되 저가 음부에 버림이 되지 않고 육신이 썩음을 당하지 아니하시리라 하더니 이 예수를 하나님이 살리신지라 우리가 다 이 일에 증인이로다.
이와 같은 설교에 담긴 베드로의 깨들음을 다시 한 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시편16장에 기록하기를 다윗은 자기의 육체가 썩지 아니하고 그 영혼은 음부에 버려지지 않을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모두는 다윗이 죽어서 조상의 묘에 묻힌 사실과 그의 육체가 썩어서 남아있지 않다는 사실을 다 알고 있다. 그렇다면 다윗은 왜 자기의 육체가 썩지 아니할 것이라는 기록을 남겼던 것일까? 다윗이 시편에 남긴 기록은 자기 자신의 미래를 말한 것이 아니라 선지자 입장에서 장래 일을 말한 것이다. 다윗왕위가 영원하리라고 하신 하나님의 약속은 장차 오실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셔서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를 다스리게 될 것을 말씀한 것이다. 그래서 여러분이 십자가에 죽인 예수를 하나님께서 다시 살리시고 하나님 우편에 앉게 하셨다.”
사도행전 2장 14절-36절에 베드로의 장문의 설교가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그 설교의 주제는 ‘다윗왕위 예언의 올바른 해석’이었다. 이 설교에서 베드로는 다음과 같은 구약성경의 두 구절을 인용하여 그 의미를 해석하고 있다.
[삼하7:12-13] 네(다윗의) 수한이 차서 네 조상들과 함께 잘 때에 내가 네(다윗의) 몸에서 날 자식을 네 뒤에 세워 그 나라를 견고케 하리라. 저는 내 이름을 위하여 집을 건축할 것이요 나는 그 나라 위(位)를 영원히 견고케 하리라.
[시16:10] 이는 내(다윗의) 영혼을 음부에 버리지 아니하시며 주의 거룩한 자로 썩지 않게 하실 것임이니이다.
위와 같은 다윗왕위의 예언을 사도 베드로가 어떻게 깨닫고 있는지 그의 설교에 깨달음의 요지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이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①하나님께서는 다윗에게 “내가 네 자손 가운데서 한 사람을 세워 네 위(位)에 앉게 하리라(삼하7:12 참조)”고 약속하셨다. 따라서 그리스도는 반드시 육신적 다윗의 혈통을 타고 태어나야 한다.
②다윗은 선지자로서 “그 나라 위(位)가 영원히 견고하리라(삼하7:13)”는 말씀을 듣고 장차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실 것을 내다보았다. 그러므로 다윗이 “내 영혼을 음부에 버리지 아니하시며 주의 거룩한 자로 썩지 않게 하실 것(시16:10)”이라고 기록한 것은 죽어서 무덤에 묻히게 될 자신의 40년 왕위(王位)를 의미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았기 때문이다. 즉 육신적인 다윗은 40년 왕위(王位)로 중단되지만 영적인 다윗인 그리스도의 왕위(王位)는 영원해야 하고 이를 성취하기 위해 죽었다가 부활하셨다.
③따라서 다윗왕위의 예언은 지상에서 성취되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하늘나라의 왕권으로 성취되는 것이다.
4. 다윗왕위의 예언이 하늘에서 이루어짐
육적인 이스라엘 백성들은 지상왕국에 의해 다윗왕위 예언이 성취될 것을 기다렸다. 하지만 사도들과 초대교회 성도들은 부활하신 예수께서 하늘에 올라 다윗왕위의 예언을 이루셨다고 믿었다. 이러한 초대교회 사도들의 믿음을 사도행전 2장에 나타난 베드로의 설교 외에도 신약성경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눅1:32-33] 저가 큰 자가 되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아들이라 일컬을 것이요 주 하나님께서 그 조상 다윗의 위(位)를 저에게 주시리니 영원히 야곱의 집에 왕 노릇 하실 것이며 그 나라가 무궁하리라.
누가복음은 예수께서 탄생하시기 전에 가브리엘 천사가 모친 마리아에게 나타난 장면을 묘사하면서 ‘예수께서 다윗왕위에 앉아 영원히 왕 노릇 하시고 그 나라가 무궁하리라’는 가브리엘 천사의 말씀을 전하는 것으로 복음서의 기록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는 예수의 부활사건을 자세히 기록하는 것으로 복음서를 마감하였다. 예수께서 다윗왕위의 예언을 성취하신 분인 것을 증거한 책이 누가복음인 셈이다.
예수께서는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요1:29)”이다. 만약 예수께서 죄인들과 똑같이 그 육신이 썩음을 당하고 만다면 다윗의 위에 앉아서 영원한 왕 노릇을 하실 수 있을까? 그의 나라를 공평과 정의로 영원히 보존하실 수 있을까?
[행5:30-31] 베드로와 사도들이 대답하여 가로되 사람보다 하나님을 순종하는 것이 마땅하니라. 너희가 나무에 달아 죽인 예수를 우리 조상의 하나님이 살리시고 이스라엘로 회개케 하사 죄 사함을 얻게 하시려고 그를 오른손으로 높이사 임금과 구주를 삼으셨느니라.
예수님이 앉으실 다윗의 위(位)에 대한 초대교회 사도들의 예언 해석은 의심의 여지없이 명백하다. 그것은 오직 저가 ‘음부에 버림이 되지 아니하고 육신이 썩음을 당하지 아니할 때’ 즉 그가 ‘죽은 자 가운데서 신령한 몸으로 다시 부활을 받아 살아나실 때’만 성취될 수 있는 예언이라는 것이다.
사도 바울도 아래와 같이 다윗왕위 예언을 성취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 하면서 로마서의 기록을 시작하고 있다.
[롬1:2-4] 이 복음은 하나님이 선지자들로 말미암아 그의 아들에 관하여 성경에 미리 약속하신 것이라. 이 아들로 말하면 육신으로는 다윗의 혈통에서 나셨고 성결의 영으로는 죽은 가운데서 부활하여 능력으로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되셨으니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시니라.
사도 바울 역시 사도 베드로와 똑같은 내용으로 다윗왕위의 예언 성취를 근거로 예수 그리스도를 전했던 것이다. 영적인 다윗이라면 두 가지 예언적인 조건이 맞아야 하는데 위 구절에서 정확하게 두 가지 요점을 지적하고 있다. ①육적으로는 다윗의 혈통에서 나셔야 하고(삼하7:12), ②영적으로는 부활하셔서 그 왕위가 영원해야 한다(시16:10)는 내용이다.
만약 예수께서 다윗의 혈통으로 태어나셨더라도 죽을 육신의 몸으로만 그대로 계셨다면 그는 이 세상에 속할 뿐 영원한 다윗의 위를 받지는 못하였을 것이다. 그가 다스리고 보존해야 하는 나라는 죽을 수밖에 없는 혈육의 몸으로는 영원히 다스릴 수도 보존할 수도 없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다윗왕위의 예언’에서 또 다른 중요한 사실은 “하나님이 이미 맹세하사 그 자손 중에서 한 사람을 그 위에 앉게 하리라(행2:30 비교 삼하17:12)”라고 하셨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서 영적인 다윗의 위를 받기 위해서는 다윗의 육적 혈통을 따라 태어나야 한다는 사실이다.